
공간은 그대로인데, 수납의 기술
현관과 드레스룸은 손님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곳이지만, 우리에게는 매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마주하고 바깥의 공기를 끌어들이고 내보내며, 하루의 리듬을 조율하는 곳입니다.
이 작은 공간이 정리되어 있으면 집 전체가 정돈되어 보이고 마음까지 한결 가벼워집니다. 이제부터는 단순한 수납이 아닌, 공간을 두 배로 넓히는 현관·드레스룸 디자인법을 소개합니다.

현관의 수납 균형 – 첫인상은 정리에서 시작된다
현관은 집의 얼굴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곳이기 때문에 ‘정돈된 첫인상’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매립형 신발장을 설치해 신발과 잡동사니를 깔끔하게 숨기고 아래쪽에는 오픈 선반을 두어 자주 신는 신발을 보관하세요. 수납의 절반은 ‘보이지 않게’, 나머지 절반은 ‘보이되 깔끔하게’ 배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좁은 공간이라면 벽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세요. 얇은 벽걸이 행거나 접이식 벤치형 수납함, 거울 겸용 수납장 하나만으로도 현관의 기능성과 완성도가 한층 높아집니다.
이때 조명은 웜톤 간접조명을 추천합니다.
바닥에 은은히 반사되는 빛이 공간을 확장시켜주고, 돌아온 하루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드레스룸의 정리 미학 – 실용과 감성의 공존
드레스룸은 단순한 옷 보관실이 아닙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정리하는 나만의 의식 공간이죠.
먼저, 수납의 비율을 정리해보세요.
행잉존(상의·하의) 60%
서랍 및 박스존 30%
오픈 디스플레이존 10%
이렇게 구분하면, 옷의 종류별로 시선이 정리되고 공간이 훨씬 여유로워집니다.
슬라이딩 도어는 공간을 넓혀주는 가장 간단한 해결책입니다. 여닫이문보다 동선이 여유로워지고, 거울 도어를 선택하면 시각적으로 공간이 두 배로 커 보이는 효과를 줍니다.
또한 요즘은 가구 대신 시스템 수납 구조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벽면 고정형 프레임에 선반과 행거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계절에 따라 구조를 손쉽게 변경할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컬러와 소재 –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고급스러움’
드레스룸의 고급스러움은 ‘색감의 통일감’에서 시작됩니다.
밝은 우드 톤이나 크림 베이지를 베이스로 하고, 손잡이·프레임·조명 라인은 블랙 또는 골드 포인트로 마감하세요.
소재는 매트한 질감이 좋습니다.
광택이 없는 표면은 공간의 빛을 부드럽게 흡수하며,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습니다.
바닥에는 얇은 러그나 원단 질감의 타일을 더해 차가움을 줄이고 온기를 더하세요.
이 조합은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면서 조용한 프라이빗 공간의 감성을 완성합니다.

향과 조명 – 감각이 머무는 디테일
드레스룸의 조명은 단순한 밝기가 아니라 하루의 컨디션을 조율하는 장치입니다.
4000K의 자연광 톤은 옷의 색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며, 거울 앞에는 간접조명을 설치해 눈부심 없이 부드러운 빛을 연출하세요.
향도 빠질 수 없습니다.
옷 사이에 라벤더나 시트러스 향의 디퓨저를 두면 공간 전체에 기분 좋은 여운이 남습니다.
서랍 속엔 향주머니를 넣어 문을 열 때마다 은은한 향이 퍼지게 해보세요.
공간의 흐름 – ‘한 걸음 덜 걷는 집’
현관과 드레스룸은 동선의 연속성으로 완성됩니다. 현관 옆에 드레스존을 두면 외출 준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욕실 옆에 배치하면 샤워 후 옷을 고르는 과정이 한결 매끄러워집니다.
‘잘 정리된 공간’은 단순히 깔끔함이 아니라,
하루의 흐름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리듬의 미학입니다.
정리된 공간은 단순히 예쁜 인테리어가 아닙니다.
옷을 제자리에 두는 습관, 신발을 정리하는 루틴, 이 작은 행동들이 쌓여 집 전체의 에너지를 바꿉니다.
불필요한 물건이 줄어드는 만큼 생각도 단순해지고, 하루의 시작과 끝이 한층 평온해집니다.
정돈된 공간은 결국, 정돈된 삶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