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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깨어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침실에는 잠과 깨어 있음 사이에 머무는 시간이 있습니다.눈은 떠 있지만 하루를 시작할 준비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몸은 누워 있지만 완전히 쉬고 있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그 순간입니다. 이 애매한 시간은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가장 드물게 허락되는 여백이기도 합니다.침실은 바로 이 시간을 받아들이는 공간이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지는 장소입니다.

거실의 낮과 밤은 다른 공간이다

요리하지 않는 날의 주방

불이 켜지지 않은 주방은 조금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리대 위에 아무것도 놓여 있지 않고, 싱크대는 조용히 비어 있으며, 냄비와 팬은 제자리에 돌아가 있습니다. 요리가 없는 날의 주방은 기능을 잠시 내려놓고 공간 그 자체로 존재합니다. 이 고요한 상태에서 비로소 주방은 생활의 배경이 되고, 집 안의 리듬을 정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거실의 낮과 밤은 다른 공간이다

거실의 낮과 밤은 다른 공간이다

같은 거실이라도 낮과 밤은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해가 떠 있을 때와 해가 진 이후의 공기는 온도도, 속도도 다르게 흐릅니다. 낮의 거실이 자연스럽게 열려 있는 공간이라면, 밤의 거실은 조용히 감싸 안는 장소에 가깝습니다.이 두 가지 시간을 모두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거실은 집 안에서 가장 균형 잡힌 중심이 됩니다.

인테리어는 더 이상 ‘꾸미지 않는다’

인테리어는 더 이상 ‘꾸미지 않는다’

한동안 인테리어는 보여주기 위한 언어에 가까웠습니다. 색을 더하고, 오브제를 쌓고, 스타일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 곧 센스가 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점점,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다. 더 많이 꾸미는 집보다, 덜 개입한 집이 편안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요즘의 인테리어 트렌드는 새로운 무언가를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조용히 덜어내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현관의 냄새와 공기, 집의 첫 인사

현관의 냄새와 공기, 집의 첫 인사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의식하지 않아도 공간의 상태를 먼저 느낍니다. 문을 열자마자 스치는 공기의 온도, 신발을 벗는 찰나에 코끝에 닿는 냄새, 외투를 걸며 숨이 한 박자 늦춰지는 그 짧은 순간. 현관은 시선보다 먼저 감각이 반응하는 공간이며, 그중에서도 냄새와 공기는 집이 건네는 가장 빠른 인사입니다. 이 첫 인상이 부드러울수록 하루의 피로는 조금 더 쉽게 풀립니다.

물소리와 잔향이 머무는 욕실

물소리와 잔향이 머무는 욕실

욕실에서는 시각보다 청각이 먼저 깨어납니다. 샤워기의 물줄기가 공기를 갈라내듯 떨어지고, 바닥에서 잔잔하게 튕겨 오르는 미세한 울림은 공간을 천천히 적셔냅니다. 벽면을 타고 스며드는 소리, 스팀과 함께 부드럽게 흩어지는 잔향, 거울에 얇게 맺혀가는 물기까지. 우리는 욕실을 깨끗함과 기능으로 정의하지만, 사실 이곳은 소리가 가장 풍부하게 움직이는 작은 무대입니다. 물이 만드는 소리의 결 하나만으로도 욕실은 익숙한 공간에서 감각적인 풍경으로 변합니다.

침실, 아침의 첫 걸음을 내딛는곳

침실, 아침의 첫 걸음을 내딛는곳

아침에 눈을 뜨고 가장 먼저 딛는 바닥은 침실의 바닥입니다.몸의 무게가 천천히 쏟아지며 바닥을 밟는 그 순간, 하루의 기분이 결정되기도 합니다.잠에서 깨어난 신체는 예민하고 섬세하며, 침실의 첫 촉감은 온도와 속도를 정해주는 신호가 됩니다.그래서 어떤 바닥을 밟느냐는 단순한 소재 선택이 아니라 하루의 리듬을 설계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주방의 소리로 완성되는 하루의 리듬

주방의 소리로 완성되는 하루의 리듬

주방의 소리는 아침에 냉장고 문이 조용히 열리고, 커피 머신이 은근한 압력을 내뿜으며 숨을 들이키듯 숨을 토합니다.달그락거리는 컵의 마찰음, 물이 주르륵 내려앉는 소리, 팬 위에서 오일이 천천히 온도를 올리는 순간의 미세한 쉿 소리. 주방은 언제나 말이 없지만, 그 속에는 하루의 기분을 정돈해주는 소리가 머물고 있습니다.우리는 종종 공간을 눈으로만 바라보지만, 주방은 귀로도 완성된다는 사실을 잊습니다.소리는 기억보다 오래 남아 하루의 감정에 조용히 침투합니다.

리빙룸 아트워크와 소품으로 완성하는

리빙룸 아트워크와 소품으로 완성하는

리빙룸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이 머무는 곳이며, 집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공간입니다.벽면의 여백과 소파의 질감, 낮은 테이블 위에 놓인 한 송이의 꽃까지, 크지 않은 요소들이 모여 하나의 분위기를 만들고, 머무는 사람의 감정을 천천히 정돈해 줍니다. 그리고 이 공간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계에는 장식만이 아니라 ‘표현’이라는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아트워크와 소품들은 그 의도를 드러내는 가장 섬세한 언어가 됩니다.

작은 공간을 넓게 쓰는 드레스룸 디자인

작은 공간을 넓게 쓰는 드레스룸 디자인

작은 드레스룸은 단순히 옷을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사용자의 취향과 일상의 리듬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면적이 넉넉하지 않더라도 구조와 분위기를 세심하게 다듬으면, 옷을 고르는 짧은 순간이 하나의 작은 의식처럼 특별해지기 마련입니다. 좁은 공간일수록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필요한 것만 남기는 디자인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드레스룸은 기능을 넘어 감각적인 휴식의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