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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거실이라도 낮과 밤은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가 떠 있을 때와 해가 진 이후의 공기는 온도도, 속도도 다르게 흐릅니다. 낮의 거실이 자연스럽게 열려 있는 공간이라면, 밤의 거실은 조용히 감싸 안는 장소에 가깝습니다.

이 두 가지 시간을 모두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거실은 집 안에서 가장 균형 잡힌 중심이 됩니다.


거실

낮의 거실, 빛이 만들어내는 흐름

낮의 거실은 자연광이 공간을 이끌어 갑니다.

창을 통해 들어온 빛은 벽과 바닥을 따라 퍼지며 공간의 경계를 확장시키고, 가구의 형태를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이 시간의 거실은 많은 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시선을 막지 않는 배치와 과하지 않은 색감만으로도 충분히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햇빛이 바닥에 닿아 생기는 그림자와 커튼을 통과하며 부드러워진 빛의 결은 낮의 거실을 살아 있는 공간으로 만듭니다. 이곳에서는 이동과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거실

밤의 거실, 속도를 낮추는 공간

해가 지면 거실의 성격은 서서히 달라집니다.

낮 동안 흩어졌던 시선은 조금씩 모이고, 공간은 천천히 호흡을 줄입니다. 밤의 거실에서는 밝기보다 균형이 중요해집니다. 모든 면을 환하게 비추기보다는 시선이 머무를 곳만 은은하게 밝혀주는 방식이 편안함을 만듭니다.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가구의 실루엣과 질감은 낮보다 더 깊게 다가오며, 거실은 하루의 끝을 정리하는 장소로 전환됩니다.


거실

같은 가구가 만드는 다른 표정

거실이 낮과 밤에 다른 공간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가구가 바뀌어서가 아닙니다.

같은 소파와 테이블이라도 빛의 방향과 강도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줍니다. 낮에는 형태가 먼저 보이고, 밤에는 표면의 촉감과 색의 깊이가 더 또렷해집니다.

패브릭의 결, 나무의 온기, 벽면의 색감은 어둠이 깔린 뒤에야 비로소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시간은 거실의 분위기를 바꾸는 가장 자연스러운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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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고려한 배치의 중요성

잘 설계된 거실은 특정 시간대에만 완성되지 않습니다.

낮에도 부담 없이 사용되고, 밤에도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구의 위치와 여백이 중요합니다. 낮에는 동선이 막히지 않고 흐르듯 이어져야 하고, 밤에는 시선이 안정적으로 멈출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같은 배치라도 시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여백과 시선의 방향이 잘 조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거실은 하루 동안 두 번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낮에는 가족과 일상의 중심으로 활기를 나누고, 밤에는 하루의 소음을 내려놓는 조용한 배경이 됩니다. 이 두 얼굴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거실은 단순한 생활공간을 넘어 하루의 리듬을 담아내는 장소가 됩니다.

낮과 밤을 모두 품는 거실은, 그 자체로 가장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됩니다.

거실의 낮과 밤은 다른 공간이다
거실의 낮과 밤은 다른 공간이다